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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앨범

[기획 연재] 명반을 찾아서 - 노브레인, (청춘 98)

[기획 연재] 명반을 찾아서 - 노브레인, (청춘 98)

 

 

 

아티스트 : 노브레인

 

발매 : 1999. 01. 01

 

배급 : 미러볼뮤직

 

수록곡

1. 서울로 간 삼룡이(개가 되어 가리)

2. 청춘 98

3. 아름다운 세상

4. 아주 쾌활한

 

 

왼쪽부터 황현성(드럼), 보보(기타), 이성우(보컬), 정민우(베이스)

 

 

현 시점에서 인지도 원탑 밴드를 꼽으라면 단연 노브레인이다.

 

그들은 각종 음악방송은 물론 심심치 않게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맹활약중이다.

 

익살맞으면서도 재치있는 입담에 시원한 음악은 방송사에서 노브레인에게 러브콜을 계속 보내는 이유다.

 

 

 

노브레인은 국내에서 가장 성공한 밴드가 되었다.

 

그런데 이런 유쾌한 노브레인만이 이들의 전부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사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노브레인은 잔뜩 성난 젊음을 노래하는 야수와도 같은 이들이었다.

 

실제로 초창기 이들의 이름은 NO-BRAIN뿐 아닌 성날 노(怒)자를 쓴 의미도 있었다.

노브레인 원년 맴버 왼쪽 둘, 쟈니(베이스), 차승우(기타)

 

 

위 사진은 노브레인 초창기 시절이다.

 

뭔가 비주얼부터가 지금이랑은 사뭇 다른, 세상에 대한 분노가 가득 찬 펑크 락커들의 모습이다.

 

이쯤에서 간략히 이들의 역사를 살펴보자.

 

고등학교부터 같이 음악을 한 차승우(기타), 쟈니(베이스), 황현성(드럼)이

 

드럭이라는 홍대의 유서깊은 클럽에서 이성우(보컬)와 만나,

 

크라잉넛 등과 함께 인디 1세대의 시작을 연다.

 

그러다 노브레인은 [OUR NATION VOL.2]라는 다른 밴드와의 컴필레이션 앨범 발표 후,

 

차승우의 군 문제등으로 잠시 활동을 중단한다.

 

이들은 차승우 제대 후 문사단이라는 자체 레이블을 설립한 후 첫 싱글 [청춘98]을 발표한다.

 

그러니까 소개할 [청춘 98]은 노브레인의 역사의 첫 정식적 시작을 알리는 기념비이자

 

동시에 한국 인디 음악 역사에 족적을 남긴 앨범이다.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앨범을 파해쳐 보자!

 

첫 곡은 ‘서울로 간 삼룡이(개가 되어가리)’다.

 

시나위의 명곡 ‘새가 되어 가리’를 센스 있게 패러디 한 제목이 인상적이다.

 

이 곡은 보컬 이성우의 자전적인 곡이기도 하다.

 

막연하게 로큰롤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마산에서 서울로 상경한 이성우가

 

서울살이 삼 년동안 느낀 솔직한 심정이 가사에서 잘 드러난다.

 

그리고 차분한 스카리듬과 블루스 느낌의 곡 전개도 가사가 전달하는 씁쓸함과 함께

 

이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청춘의 허무함을 잘 표현하고 있다.

 

다음 곡 ‘청춘 98’. 말이 필요 없는 한국 인디 음악사의 최고 명곡 중 하나다.

 

이 곡은 직설적이면서도 적절한 은유가 담겨 있는 가사는 물론

 

갑작스런 변주와 작열하는 기타 연주 등 초창기 조선 펑크의 특징을 집대성한 곡이라 할 수도 있다.

 

또한 지금으로서는 찾아 볼 수 없는 노브레인의 초창기 정체성을 가장 잘 표현한 곡이다.

 

노브레인 올드팬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노브레인 명곡 일 순위!

 

 

 

노브레인 - 청춘98 출처 유투브

 

 

‘아름다운 세상’은 시작부터 터지는 강한 사운드가 압도적이다.

 

그러다 ‘청춘 98’과 마찬가지로 갑작스런 변주가 돋보인다.

 

전체적으로 이 곡은 ‘청춘 98’의 분노를 그대로 이어받는 확장판 느낌이다.

 

마지막 곡은 ‘아주 쾌활한’. 이 곡은 당시 김영삼 정부를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가사가 담겨있다.

 

거친 욕설과 함께! 단연 섹스피스톨즈의 ‘Anarchy In the U.K'가 떠오르게 하는 곡.

 

사실 이 곡은 원년 기타리스트이자 리더였던 차승우의 역량이 십분 발휘되는 곡이다.

 

노래가 끝나고 후반 부 잼 형식으로 채워가는 차승우의 기타솔로는

 

이미 그때부터 그의 잠재력을 증명하기에 충분하고 남을만큼이나 남았다!

 

 

 

사운드만 듣고 봤을 때, 이 앨범은 정교하다거나 입자감이 확 뛰어난다거나 하진 않지만

 

그 나름대로 한국 인디 음악 1세대 자체의 순수함이 느껴진다.

 

수록곡이 4곡이라 아쉬울 법도 하지만 4곡 모두 장담컨대 400곡 이상의 가치가 있는 곡들이다.

 

물론 지금의 노브레인도 상당히 의미있고 가치있지만,

 

워낙 기념비적인 초창기 모습 때문에 옛날의 향수를 기대하는 팬들이 적지 않다.

 

그런 팬들이거나 혹여나 관심이 생기는 이들은 이 앨범을 반드시 들어보길 바란다.

by 서울상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