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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앨범

[기획 연재] 명반을 찾아서 - 피터팬 컴플렉스 3집, [I'm a beautiful man]

[기획 연재] 명반을 찾아서 - 피터팬 컴플렉스 3집, [I'm a beautiful man]

 

 

 

 

 

앨범 정보

 

아티스트: 피터팬 컴플렉스

발매: 2006. 10. 23

수록곡 정보

 

1. 로케트

2. 너는 나에게

3. 공격

4. 그리워하네

5. 필라멘트(Inst)

6. 사랑의 첫단계

7. 혼자있는 연습

8. Great

9. 괴물

10. pretty mama

11. I'm a beautiful

12. show must

 

 

 

 

왼쪽부터 전지한(보컬), 김경인(드럼), 이치원(기타)

 

 

흔히 한국 인디씬에서 감성 모던락 하면 델리스파이스, 언니네 이발관,

 

혹은 넬 등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러나 누구보다 최근까지 꾸준하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밴드가 있나니 그게 바로 피터팬 컴플렉스이다.

 

소개 할 피터팬 컴플렉스의 3집 [I'm a beautiful man]은

 

밴드 자체에게 꽤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여러 현실적 이유로 해체 직전의 상태까지 간 상황에서

 

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낸 앨범이기 때문이다.

 

여담이 있다면 신해철이 전지한에게 "너네 해체한다며" 라고 한

 

그 한 마디가 오기가 생겨 전지한은 다시 팀을 결성하고 작업을 이끌었다고 한다.

 

그럼 본격적으로 피터팬 컴플렉스 3집, [I'm a beautiful man]을 살펴보도록 하자.

 

 

 

 

Keyword 1. 신디사이저와 미디

 

 

피터팬 컴플렉스 앨범 중에도 그렇고 이 앨범이 다른 모던락 앨범들과 구분되는

 

가장 큰 강점은 앨범 전체적으로 폭 넓게 쓰인 신디사이저와 여타 미디 요소들이다.

 

자칫 이러한 소스들은 기초적인 기타, 베이스, 드럼, 사운드가 차분한 분위기를 형성해 나가는

 

감성 모던락에 산만한 느낌을 줄 수가 있다.

 

혹은 브릿 팝 혹은 모던락 특유의 감수성 면에서 인위적인 소스들 때문에

 

그 분위기가 저해될 수도 있다.

 

하지만 피터팬 컴플렉스는 기가 막힌 강약 조절을 통해 이러한 우려를 잠식시킨다.

 

1번 트랙 '로케트'는 아날로그 신스가 들려주는 익숙함과 정겨움이 몹시 인상적인 곡이다.

 

또 이 아날로그 신스를 활용한 기초적인 리듬에 슬며시 들어오는 전지한의 보컬이

 

인트로 트랙으로써 최적의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2번 트랙 '너는 나에게'는 전형적인 브리티쉬 팝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곡으로

 

일정하고 차분한 리듬이 전지한의 보컬과 함께 잘 조화되는 곡이다.

 

이러한 풍성한 감수성은 곡 간주 부분에 삽입된 신스 솔로를 통해 더 고조된다.

 

5번 트랙 '필라맨트(Inst)'는 아예 신디 사이저와 미디 샘플을 활용한 연주곡으로

 

모던락 앨범 구성에 있어선 가히 파격적인 삽입이라 할 수 있겠다.

 

8번 트랙, 'Great' 역시 곡을 기초적으로 받치고 있는 일렉트로닉 느낌의 베이스 리프가

 

인상적인 곡이다.

 

이 곡은 여기에 전지한의 다른 곡들에 비한 빠른 템포의 보컬과 갈수록 추가되는

 

미디 소스들이 곡의 스펙트럼을 더욱 확장시킨다.

 

 

 

 

 

Keyword 2.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분위기 면에서 이 앨범은 차분하고 섬세한 감수성의 분위기부터

 

우울하고 어두운 분위기의 곡까지 폭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다.

 

가사 면에서도 설레는 사랑의 감정부터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풍자까지 피터팬 컴플렉스는 다양한 면을 다루고 있다.

 

앨범의 시작과 더불어 피터팬 컴플렉스를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는 분위기는

 

'로케트' 와 '너는 나에게'가 책임지고 있다.

 

이 두 곡은 가사와 분위기 면에서도 활기차고 설레는 사랑의 감정을 잘 표현하였다.

 

분위기와 가사 면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곡은 3번 트랙, '공격'이다.

 

'어리석은 자들을 모아서 자신의 무지를 합리화 하고 결국엔

 

나의 진실을 감춰버리네'. 와 같은 구절은 앞선 트랙의 희망찬 미래에 대한

 

분위기와는 정반대되는 가사 내용이다.

 

그리고 분위기 면에서 이 곡은 구성의 과감한 변화를 통한 급반전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피터팬 컴플렉스의 새로운 시도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부분이다.

 

구체적으로 이 곡은 전반부에는 단순한 피아노 리듬에 맞춰 차분히 노래를 부르는 형식에서

 

갑자기 터지는 기타 사운드와 일렉트로닉 악기 소스들이

 

그 분위기를 확연히 우울한 형식으로 급 반전시킨다.

 

여기에 후반부는 아예 미디 요소들이 리드하는 연주 형식의 분위기로

 

또 한 번 분위기가 변화한다.

 

이어진 4번 트랙, '그리워하네'는 역시 피아노 리듬이 기본을 받치면서

 

우울한 감성이 두드러지는 가사와 전지한의 보컬이 앞선 트랙에서

 

이야기된 우울한 분위기를 잘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6번 트랙'사랑의 첫 단계'와 같은 곡에선

 

역시나 설레는 사랑의 희망적 감정이 두드러진다.

 

타이틀로 쓰인 'I'm a beautiful man'은 반어적인 가사가 인상적으로,

 

가사가 밝으면서도 어두운 듯한 묘한 곡 구성과

 

정말 잘 맞아떨어지는 곡이다.

 

' 더 완벽한 나를 넌 말없이 강요를 해...I'm a beautiful man.'

 

이런 식으로 반복되는 후렴구는 이 곡이 내포하는 반어적인 의미를

 

충분히 공감할 수 있게끔 한다.

 

마지막 트랙 'Show Must'는 자전적으로 보이는 가사가 인상적인 곡이다.

 

이 앨범이 해체 직전의 위기에서 다시 나온 앨범이니 만큼

 

이런 면에서 감상해보면 피터팬 컴플렉스의 심정을 잘 이해할 수 있는 곡이다.

 

 

 

 

피터팬 컴플렉스 3집 [I'm a beautiful man] 의 2번째 트랙 곡<너는 나에게>

 

 

 

Keyword 3. 밴드 피터팬 컴플렉스

 

 

종영된 밴드 오디션 프로그램인 'TOP 밴드'에서 피터팬 컴플렉스는 인터뷰 도중 자신들은

 

락밴드가 아닌 밴드라고 말하였다. 이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보면

 

충분히 그 말의 의미가 이해가 갈 것이다.

 

어떤 곡은 모던락적인 요소가 가히 정말 센, 우리가 흔히 인식하는

 

락밴드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곡들이 있다.

 

'너는 나에게'와 '사랑의 첫단계' 같은 곡들이 그러하다.

 

하지만 '필라멘트'와 같은 곡에선 락 적인 요소보다는 프로그래밍과

 

샘플링으로 곡을 구성하는 일렉트로닉 음악의 모습이 절대적으로 보인다.

 

이렇게 피터팬 컴플렉스는 이 앨범 안에서 정말 다양한 소스들과 시도들로

 

본인들의 정체성 자체를 어느 한 면에 국한시키기를 거부하고 있다.

 

피터팬 컴플렉스는 현재 영국에서의 활동을 준비중이다.

 

이들의 가장 큰 무기인 감성적인 감수성에 다른 밴드들과 구분되는

 

적절한 일렉트로닉적인 요소의 집합은 충분히 감성 모던락의

 

본고장인 영국에서도 통하리라 믿는다.

 

피터팬 컴플렉스의 [I'm a beautiful man]은 밴드 이름처럼 곡에서도

 

순수함에 대한 갈망이 잘 묻어나오는 앨범이다.

 

그리고 단연 대한민국 모던락 앨범에 있어서도 손꼽힐 앨범이다.

 

 

 

 

by 서울상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