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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앨범

[기획 연재] 아이유 - 스페셜 리메이크 미니앨범 '꽃갈피' 리뷰

[기획 연재] 아이유 - 스페셜 리메이크 미니앨범 '꽃갈피' 리뷰




아티스트 : 아이유


앨범 유형 : EP


발매사 : 로엔엔터테인먼트


수록곡

1. 나의 옛날 이야기

2. 꽃

3.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4. 사랑이 지나가면

5. 너의 의미(Feat. 김창완)

6. 여름밤의 꿈

7. 꿍따리 샤바라(Feat. 클론)


 

등장은 그저 귀여운 미소녀 이미지였으나 이젠 그 어느 아이돌보다 아티스트에 근접해 있는 아이유. 


[꽃갈피]는 역대급 명곡들을 그녀의 색깔로 잘 녹여낸 리메이크 앨범이다.


평소 여러 방송에서도 선보였듯이, 아이유는 어쿠스틱 음악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그런지 이 앨범은 본인의 정규 앨범과는 약간 색깔이 다른, 어쿠스틱 정서가 지배적인 작품이다. 


물론 여전히 맑고 청아한 아이유의 음색 또한 두드러진다.


앨범 타이틀은 ‘꽃갈피’다. 그 옛날, 길거리에 예쁘게 핀 꽃 한 송이를 꺾어 책갈피로 쓰던 향수를 떠올리며 듣는다면, 


이 앨범은 단순히 아이유 팬뿐 아니라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훌륭한 명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소극장에서 공연을 한 아이유)

 




아이유 - 나의 옛날이야기 - 출처 유투브



첫 곡은 노래하는 음유시인으로 유명한 조덕배의 ‘나의 옛날이야기’다. 


도입부부터 여운이 짙게 풍기는 피아노 연주가 돋보이는 곡으로, 


아이유는 이 곡을 사랑을 잊지 못하는 소녀적 감성으로 애달프게 잘 표현하였다. 


반복적 피아노 연주와 이 쓸쓸함을 더 짙게 하는 첼로 연주, 


그리고 코러스는 아이유의 담담한, 그래서 서글픈 보컬과 함께 맞물려 이 곡의 슬픈 정서를 더욱 극대화 한다.





두 번째 곡은 김광석의 ‘꽃’이다. 


어쿠스틱 음악을 좋아하니만큼 아이유 역시 김광석의 곡을 부르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데 뮤지션들에게 김광석의 곡을 리메이크하는 것만큼 어려운 작업은 없다. 


김광석만의 그 고독한 정서가 너무나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유는 억지로 김광석을 따라 가려하기 보다는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곡에 녹여내는데 주력하였다. 


실제로 그녀는 격한 아르페지오 연주가 두드러진 클래식 기타 연주와 


현악기가 만드는 처연한 정서에 별다른 기교나 감정적인 열창 없이 최대한 담담하게 멜로디에만 충실한다. 


이 점 때문에 그녀는 김광석이라는 그림 안에 그녀만의 색깔을 원하는 대로 칠할 수 있었다.



 

세 번째 곡은 김완선의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다. 


이 곡은 사실 가장 기대가 됐던 곡이다. 


다른 곡들에 비해 화려함이 강조된 댄스곡이기 때문이다. 


허나 이 곡에서도 아이유는 자신만의 색깔을 잘 보여준다. 


반주는 확실히 다른 곡들에 비해 일렉기타, 오르간 등이 쓰였지만 아이유는 담담하게 노래를 부른다. 


때문에 어딘지 모르게 서글픈 인상마저 풍긴다.



아이유 - 사랑이 지나가면  출처 유투브


 

네 번째 곡은 이문세의 ‘사랑이 지나가면’이다. 


워낙에 명곡인 이 곡의 정서를 아이유는 해치지 않는 선에서 조심히 계승하고 있다. 


곡은 이 앨범에 전반적인 정서인 어쿠스틱 악기들이 채우고 있다. 


이문세가 사랑에 대한 남성의 애절함이었다면, 아이유는 소녀의 상처 받은 마음을 들려주고 있는 듯하다.




아이유 - 너의 의미  출처 유투브


 

다섯 번째 곡은 산울림의 ‘너의 의미’다. 


이 곡은 특별히 김창완이 직접 피처링을 하였다. 


원곡의 주인공이 리메이크 곡에 같이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특이성을 갖는 곡이다. 


그래서 곡에는 한국 음악사에서 가장 독창적 음악가라는 평가받는 김창완의 향기가 잘 묻어난다. 


도입부 오르간 연주도 그렇고, 다른 곡들에 비해 밝은 톤과 활기찬 아이유 보컬도 그렇다. 


이 아이유 보컬과 잘 어울리는 여전한 미성의 김창완 보컬도 일품이다.





여섯 번째 곡은 ‘여름 밤의 꿈’이다.


 故 김현식의 곡으로, 윤상의 첫 작곡 작품이기도 하다. 


이 곡은 오로지 피아노 반주에만 의지해 흘러간다.


 윤상은 이 점 때문에 아이유의 목소리를 고스란히 담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한다. 


다음은 이 곡을 리메이크 하며, 느꼈던 윤상의 소감이다.


“처음 이 곡이 발표되고 수 년이 더 지나서 태어난 아이유는


 마치 오래 전부터 불러온 자기 노래처럼 편안하게, 딱 4번의 녹음으로 노래를 마무리 해주었습니다. 


지금까지 적지 않은 곡을 아이유와 함께 녹음해왔지만 마음속으로 깜짝 놀랐던 순간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에게도 제가 느낀 담백함이 여름밤의 반갑고 느릿한 발마처럼 느껴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아이유 - 쿵따리 샤바라, 출처 유투브


 

마지막 곡은 아마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댄스곡인 클론의 ‘쿵따리 샤바라’다. 


거친 음색의 강원래와 구준엽의 랩핑을 아이유는 시를 읊는 듯이, 리듬감을 잘 살려 표현하였다. 


물론 정서는 원곡의 바캉스 기분을 그대로 살렸다. 


이 여름날, 앨범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엔 더 없이 좋은 곡이다.

 




보통 리메이크 앨범이라 하면 진부하고 그저 ‘따라부르기’식인 경향도 있다. 


허나 이 앨범은 평소 아이유의 흥미와 가장 잘 하는 점을 살려 만들어낸, 


오로지 그녀만의 작품이다. 


그 옛날의 주옥같은 명곡들을 이렇게 자신만의 색깔로 잘 풀어낼 수 있는 아이돌이 몇이나 될까? 


그래서 아이유는 대단하다.


이쁘기만 한데, 이쁜것으로도 모잘라 노래도 잘 부르고, 


그것도 모자라 직접 연주에 작곡까지 한다.


 이렇게 자기 색깔이 뚜렷한, 이제는 어엿한 아티스트로서의 아이유.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 된다.

 

 

 



 

by 서울상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