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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앨범

[기획 연재] 명반을 찾아서 - 갤럭시 익스프레스(Galaxy Express) 1집_Noise on Fire

명반을 찾아서 - 갤럭시 익스프레스(Galaxy Express) 1집_Noise on Fire

 

 

 

 

 

앨범 정보

 

아티스트: 갤럭시 익스프레스(Galaxy Express)

 

형태: 2 CD

 

장르: 락/인디

 

발매일: 2011. 11. 01

 

배급: 미러볼 뮤직

 

 

수록 곡

 

[1 CD]

1. Noise On Fire

2. Youth Without Youth

3. Psycho

4. 난어디로

5. 개구쟁이

6. 허상

7. Kick Me Out

8. shadow

9. To The Galaxy

10. Jungle The Black

11. Lost Days

12. Bye Bye Planet

13. Thanx

 

[2 CD]

1. 너의 작은 별

2. 넌또 그렇게

3. 향수

4. 또 다른 하루

5. Hit the trail

6. 불타는 하늘

7. Laika

8. 새벽

9. 여명의 설원

10. Soldier

11. Midnight cremator

12. 물 좀 주소

13. Hollow

 

 

왼쪽부터 이주현(베이스/보컬), 박종현(기타/보컬), 김희권(드럼)

 

 

 

2011년 밴드 이름대로 홀연히 나타나 한국 인디씬을 강타한 밴드가 있다. 바로 갤럭시 익스프레스(Galaxy Express)이다.

 

그리고 그들의 데뷔작은 이미 이 전 2장의 EP 앨범에서도 그 가능성을 내비친 바가 있지만,

 

이 밴드의 성공을 확신하기에 충분했다.

 

갤럭시 익스프레스(Galaxy Express)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핵섬적인 단어는 원초적이란 말이다.

 

밴드 구성부터 3명 이라는 미니멀한, 그러면서도 로큰롤을 위해 갖춰야 할 것은 다 갖춘 구성은

 

밴드 사운드가 꼭 많은 악기 소스와 상관 없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그리고 기타를 장작 패듯 부리면서 함께 열창하는 이주현과 박종현의 보컬은

 

기술적이라기 보다는 닫힌 속마음을 뻥 뚫어주듯 하는 원초적인 창법이다.

 

이와 더불어 이들이 라이브에서 보여주는 정신 나간(?)듯한 퍼포먼스는 이들의 원초적 매력을

 

더욱 증가시킨다.

 

이런 원초적 마초 밴드 갤럭시 익스프레스(Galaxy Express)의 데뷔작 [Noise on Fire]

 

앨범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앨범은 소음으로 가득 찬, 허나 꽤나 듣기 좋은 소음으로 무장한

 

2000년대 한국 로큰롤 앨범 최고의 수작이다.

 

그럼 이 앨범을 몇가지 키워드로 파악해보자!

 

 

 

 

 

1. 양과 질

 

 

지금이야 물론 갤럭시 익스프레스 하면 인디씬은 물론이고 일반 대중들도 어느 정도 아는 편이지만

 

2011년까지 이들은 신인이었다. 하지만 이 앨범은 요즘으로서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26곡.

 

더블 시디 구성을 선보였다. 그 당당한 패기가 이 밴드의 정신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지만

 

어떻게 보면 굉장히 위험한 시도인 것이다. 가뜩이나 음반 시장이 축소되고, 음반에 실리는 곡들은

 

정말 검증 된 곡들만 수록하게 되는게 요즈음인데, 자칫 26곡이라는 방대한 양은 앨범 전체가 가져야 하는

 

통일성과 지속성, 그리고 흥미를 잃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앨범은 놀랍도록 26곡이 흐르는 동안 흥미를 잘 유지하고 있다.

 

물론 1 CD 와 CD 2는 수록 곡들이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분명 타이틀 [Noise on the Fire]에 맞는 강렬함과 파워는

 

CD 1의 "Jungle The Black", "Bye Bye Planet", 혹은 "Youth Without Youth" 등의 강력한 드럼 비트와

 

파괴적이면서도 리드미컬한 베이스 리프에 잘 녹아 들어 있다.

 

이렇게 CD 1 수록 곡들은 오랜만에 느껴 볼 수 있는 원초적 개러지 로큰롤의 성격을 잘 드러내고 있다.

 

반면에 CD 2는 약간 다른 방식으로 통일성을 유지해가고 있다.

 

CD 1 보다는 차분하면서도 훨씬 진솔한 감정이 잘 느껴지기 때문인데

 

이는 "넌 또 그렇게" 와 "향수" 와 같은 곡에서 드러난다.

 

곡 구성 자체도 CD 1이 기타 이펙터를 활용한 소음효과가 큰 부분을 차지 했다면

 

CD 2는 기본적인 오버드라이브만을 유지한 채 보컬 위주로 풀어나가는 곡들이 눈에 뛴다.

 

이런 식으로 이 앨범은 26곡이 수록 된 2장의 CD가 각각의 성격을 잘 드러내면서 전체적으로

 

큰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즉 이 앨범은 양과 질을 모두 사로잡은 것이다.

 

이는 갤럭시 익스프레스가 2011년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음악인"으로 선정된 가장 큰 배경일 것이다.

 

 

 

 

 

 

2, 관록

 

 

사실 데뷔작인 앨범에 관록이 스며들어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모순인 것 같다.

 

허나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막연한 신인이 아니었다.

 

이미 두 장의 EP 앨범 발매 경력과 각종 공연과 페스티벌에서 "미친 라이브"라는 별명으로

 

점차 자신의 이름을 알려가던 "오래된 신인"이었다.

 

그만큼 이들의 데뷔작은 막연히 누군가의 프로듀싱을 거친 기계적 앨범이 아니라

 

자신들의 노하우가 담긴 데뷔작이다.

 

일단 그 노하우의 가장 구체적인 예는 사운드이다.

 

이는 후에 더 자세히 다룰 테이지만 이들의 앨범을 듣고 있노라면

 

공연장에서 라이브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예를 들어 CD 1의 "Bye Bye Planet"에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Thanx" 는 공연장에서 이들의 마지막 인사를 듣고 있는 듯 하다.

 

다음으로 이들은 수록 곡에서 그 노하우를 잘 보여주고 있다.

 

수록 곡들은 26곡의 방대한 양이지만 그 면면을 보면 하나하나 주옥 같은 곡들이다.

 

인트로에 이은 "Psycho" 나 "Lost Days", 그리고 "불타는 하늘" 같은 곡들은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강렬한 리프와 개성 강한 보컬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곡들이다.

 

게다가 CD 1의 "개구쟁이", CD 2의 "물 좀 주소"는 전설 산울림과 한대수의 히트곡을

 

리메이크 한 곡들로 모두 갤럭시 익스프레스만의 색깔을 잘 담아내고 있다.

 

이렇게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본인들이 라이브에서 얻어낸 사운드 노하우와 전략적 앨범 구성으로

 

그들만의 관록을 이 데뷔작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3. 라이브

 

 

 

갤럭시 익스프레스(Galaxy Express)는 라이브를 위한, 라이브에 의한, 라이브로부터의 밴드이다.

 

이는 갤럭시 익스프레스가 별 다른 홍보 없이도 이미 어느 정도 이름을 알린 원천이었다.

 

그리고 이 희대의 로큰롤 밴드는 데뷔작에서 그들의 최고 강점, 라이브 사운드를 기가 막히게 녹여냈다.

 

방식은 간단했다. 녹음을 라이브 하듯 했기 때문이다.

 

보통의 밴드 레코딩이 각 악기 파트를 녹음하고 이를 믹싱 하는 과정이라면,

 

이 앨범은 밴드 전체가 연주하는 라이브를 원 테이크로 녹음하였다.

 

리스너들이 이 앨범을 듣고 느낄 수 있는 광속의 로큰롤 리듬은 이런 라이브 형식의 레코딩에서

 

기인한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그리고 이렇게 다양한 곡들을 모두 원테이크로 녹음한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또 얼마나 괴물 같은 존재들인가?

 

"라이브스러움"은 이 앨범의 키포인트이다.

 

CD 1의 "Jungle The Black", "Lost Days", 그리고 "Bye Bye Planet" 으로 이어지는

 

마지막 후반부는 이 앨범의 라이브스러움을 만끽할 수 있는 최상의 조합이다.

 

보통 디스토션(전자 기타 소리를 거칠게 내는 효과) 이텍터를 사용한 기타 소리는 레코딩을 거칠 때

 

노이즈를 제거하고 깔끔하게 소리 편집을 하는데 앞서 설명한 위 3곡은 라이브에서 연주하는

 

그 소움 잔뜩 섞인, 그러나 이를 통해 더 많은 파워를 분출하는 편집 없는 디스토션 사운드를 잘 들려주고 있다.

 

거기다 이를 묵직하게 받치고 있는 드럼 비트는 물론이고 정말 마초적인 창법으로 목이 당장이라도 나갈 듯이 외쳐대는

 

이주현의 보컬과 이와 하모니를 이루고 있는 박종현의 하이톤 보컬 또한 "라이브스러운" 이 스튜디오 앨범의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펑크나 개러지 음악은 기존의 지배적인 음악 현상을 파괴하고 그들만의 세계에서 시작한 장르들이다.

 

때문에 이러한 장르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저항" 같은 단어들이다.

 

허나 언제부턴가 이런 락 스피릿에 가득 찬 장르들이 예쁘게 다듬어지고 세련된 멜로디와 상큼한 사운드로

 

무장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정말 원초적이고 단순한 생 기타 리프에 목말라 하던 이들이 있었을 것이다.

 

 

 

 

 

 

 

이 앨범은 이런 이들을 위한 최고의 선택이다.

 

전 앨범이 기타/베이스/드럼이라는 단순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고, 파워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연주와 보컬은

 

이 앨범이 틀려주는 현장감 있는 사운드와 함께 로큰롤에 목말라 하던 이들을 위한 최고의 흥분을 잘 전달하고 있다.

 

이 앨범이 소개된 지 벌써 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Bye Bye Planet"에서 "잘가라 X발로마 (X새끼야)" 라는

 

속이 후련한 구절이 머릿속에서 잊혀지지 않는다.

 

P.S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현재 베이스 이주현군의 대마초 사건으로 자체 활동을 중지한 상태입니다.

 

 

 

by 서울상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