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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정보

'JEHEE SHEEN, BE SILENT!'

오래된 흑백 영화 필름을 돌려본 듯한 런웨이가 펼쳐졌다. 'JEHEE SHEEN' 2013-2014 F/W 컬렉션은 어둠과 침묵 그 자체로만 보여주었다. 단지,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건 한 피스마다 담겨있는 칠흙같은 어둠뿐이다. 어둠을 뚫고 다니는 유랑자같은 느낌인 모노톤 계열을 위주로 한 남성다움과 플로피햇으로 여성다움을 보여주어 젠더리스 느낌을 잘 보여주었다. 약간의 그로테스크적인 느낌까지 더해져서 느와르적인 분위기까지 잘 연출했다. 특히, 고전적인 철학책과 같은 느낌으로 정교하고 깔끔한 디자인을 볼수록 '신재희' 디자이너의 머릿 속이 궁금해진다. 항상 디자인을 함으로써 그가 가지고 있는 동양과 서양의 철학 느낌을 몸소 보여주는 듯 하다.

 

 

 

 

 

 

 

 

'다미르도마'의 고딕풍이라는 느낌이 풍겨진 이번 컬렉션에서 진정한 한국의 고딕이 무엇인지 하나씩 하나씩 보여줄 듯한 생각이 들었다. 또한, 런웨이도 아스팔트같이 차가운 바닥의 느낌을 잘 표현해서 굉장히 철학적인 분위기를 풀어내는데 잘한 듯 하다. 항상 컬렉션을 보면 마지막에 나오는 디자이너를 통해서 그의 아이덴티티나 사상이 무척 궁금하다. 특히, 이런 철학적인 느낌이 나는 디자인에서는 모호한 분위기까지 느껴져서 한 번 그 디자이너를 만나서 이야기하고 그의 사소한 것이라도 관찰해보고 싶다. '디자이너의 옷을 입는 걸 좋아해' 혹은 '디자이너 옷이 너무 비싸'라고 말하기 보단 '저 디자이너는 어떤 걸 말하고 싶고 어떤 걸 표현한걸까?'라는 생각을 먼저 하고선 자신의 생각을 잘 풀 수 있는 옷을 골라서 입는게 좋지 않을까? 패션은 보여주기라는 것을 빼놓을 순 없지만 그건 허세에 불과하다고 본다. 패션은 내면에 있는 모습을 승화시켜서 자신을 보여주는거니까.

 

* 이번 서울 패션 위크 컬렉션 사진들은 해외 컬렉션처럼 바로 바로 구하기가 어렵네요. 그래서 기사에 올려진 사진들 중에서 고르고 골라서 몇 장 밖에 못 올리는 점 사과드립니다. 하루 빨리 서울 패션 위크의 현장을 보여주고 제 생각도 말해보고 싶은 나머지 정보가 살짝 부족하긴 하네요. 혹시 가서 보신 분들 계시다면 댓글로 많이 말씀해주셨으면 해요.

 

* 출처 : Fashion Journal

 

by 서울상회